심장은 미래를 탄생시킨다


내 심장은 지금 이 순간까지
딱 십오억 번을 뛰었다
그 기념으로 나는 크게 하품을 했다
사는 게 얼마나 지루했던지
태어난 이래 심장박동을 일일이 새어왔다
 
졸린 눈으로 책장을 넘기다
가장 뜨거운 페이지에 손을 데었다
거기에 무엇이 쓰여 있을까?
어쩌면 불덩어리를 인용한 글
저자는 누구일까?
어쩌면 프로메테우스의 죽은 후손
아직도 책 귀퉁이를 뾰족하게 달궈놓은
그의 꿈이 손가락을 아프게 찌른다
 
나는 책을 덮고 창밖을 본다
항상 시간 속에 대기하면서
한 번도 미래가 되지 못한 하루가
오늘까지 만사천구백구십팔 일이다
사는 게 얼마나 지루했던지
태어난 이래 하루하루를 일일이 세어왔다
 
나뭇가지가 나뭇가지에게 초록색 성호를 그어주고
꽃이 꽃에게 은밀한 꽃말을 속삭여주고
사람이 사람에게 불멸의 어깨를 빌려주는
그런 봄날은 언제 올까?
 
때마침 아름다운 여자가 길모퉁이를 돌아 나타났다
그녀는 인민의 대표자처럼
한 손에 불타는 책을 들고 걸어온다
나는 그녀가 앞에 오자마자 끌어안으리라!
양팔을 최대한 벌려 그녀 뒤의 수많은 군중까지도!
 
지금 이순간부터는 심장박동을 셀 필요가 없다
한번 심장이 뛸 때마다
한 개의 기념비적 미래가 태어나고 있다

[심보선 詩人의 심장은 미래를 탄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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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뜁니다.
기념할만한 미래가 생명이 됩니다.

엉뚱한 이가 덜컥 보내온 고기에 뛰엄뛰엄 감사한 날이지만,
엉뚱한 것이 지루해질 내일의내일의내일이 기다려집니다.

오른손두번째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것도 아팠던 지난주였지만,
오늘은 노랑빨강 파프리카 담긴 카트도 슝슝밀었습니다.
내일은 생명덩이를 업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널린 바람을 핑계로도 휭~가는것이 마음이라지만,
은밀한 꽃말을 받아내는것도,
따뜻한 손에 다소곳이 연결된 네모어깨를 빌려주는것도,
그리고 돌려받을때까지 멈춤상태 유지하게 하는것도,
마음입니다.

그래서 웃습니다.
그냥이 아니라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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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s Memo

북풍아 일어나라 남풍아 오라 나의 동산에 불어서 향기를 날리라 나의 사랑하는 자가 그 동산에 들어가서 그 아름다운 열매 먹기를 원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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